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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진짜 이기는 자리: '토큰 패스'와 가치 포착의 역설

2026-07-02 · 3분 읽기

AI 시대에 가치를 차지하는 자리는 모델도 앱도 아니라 '방어 가능한 토큰 패스'이다. 2026년 a16z는 승자를 고르는 새 기준으로 '토큰 패스 위에 있느냐'를 제시했고, 같은 해 베네딕트 에반스는 그 위에 있어도 생산성 이득은 경쟁으로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ASAP은 두 인사이트를 종합해 'AI 시대에 진짜 이기는 자리'를 정리한다.

질문이 '무엇을 소유하나'에서 '어디에 앉아 있나'로 옮겨갔다

a16z의 데이비드 조지는 2026년 승자를 고르는 규칙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시장은 더 커지지만 '누가 그 가치를 가져갈지' 예측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모델이냐 앱이냐'를 오가던 통념 대신, 지금의 1순위 기준은 '토큰 패스 위에 있느냐'다.

토큰 패스는 LLM 추론, 즉 토큰 입력에서 출력까지가 실제로 일어나는 흐름의 길목이다. 그 길목 위에 있으면 두 가지가 따라온다. 첫째, AI 사용량이 폭발할수록 그 흐름에서 가치를 자동으로 포착한다. 둘째, 워크플로를 쥐고 있어 쉽게 빼내기 어렵다.

왜 이 프레임이 중요한가

투자 판단의 무게중심이 자산 소유에서 위치 점유로 넘어갔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무엇을 만들었느냐보다 그 결과물이 사용량 흐름의 어디에 놓이느냐가 가치를 가른다는 뜻이다. 모델을 가졌는지, 앱이 화려한지는 이제 2차 질문이 되고, 사용량이 폭발할 때 그 폭발이 지나가는 길목에 앉아 있는지가 1차 질문이 된다. 위치가 곧 과금 근거가 되는 셈이다.

그런데 위치만으로는 왜 부족한가

베네딕트 에반스는 토큰 패스 위에 있어도 가치가 경쟁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재무분석(DCF)이 일주일에서 10초로 줄면 50배 더 하지만, 더 비싸게 받지는 못한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기능은 '경쟁 필수재'가 되어 생산성 이득이 상쇄되고, 잉여는 벤더 마진이 아니라 고객에게 흘러간다.

이 지점이 두 인사이트가 서로를 보완하는 대목이다. a16z가 '어디에 앉을지'를 말한다면, 에반스는 '그 자리가 남의 자리와 구분되는지'를 묻는다. 흐름 위에 있어도 그 흐름이 대체 가능하면 과금력은 결국 0에 수렴한다. 결국 답은 '방어 가능한 토큰 패스'로 좁혀진다. 단지 흐름 위에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고유 데이터·끊기 어려운 워크플로·쌓이는 컨텍스트로 그 자리를 점유해야 한다. 그래야 모델 회사가 앱으로 치고 올라와도 같은 자리를 그대로 베끼지 못한다.

국내 관점: 무엇을 만들어야 하나

필요한 것은 새 파운데이션 모델이 아니라 고유 워크플로를 쥔 에이전트다. 모델 훈련은 소수 랩의 자본 집약 게임이며, 토큰 패스는 모델을 소유하라는 뜻이 아니다. 모델을 API로 쓰되 그 위에 고유 컨텍스트·메모리·툴·워크플로를 얹어, 베끼기 어려운 흐름을 점유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개발자의 모든 코드 생성이 통과하는 Cursor가 그 자리를 점유한 사례다.

한국 시장에 대입하면 함의가 분명해진다.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은 자본 규모상 소수 랩의 게임이므로, 대다수 국내 팀에게 승부처는 특정 업무 흐름을 깊게 파고든 방어 가능한 토큰 패스다. 규제·언어·산업별 문서 같은 국내 고유 컨텍스트가 오히려 베끼기 어려운 해자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는 프레임에서 도출한 해석이며, 어떤 흐름이 실제로 방어력을 갖는지는 각자 검증이 필요하다.

한계와 반론

이 프레임은 강력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방어 가능하다'는 판정은 사후적이기 쉽고, 오늘의 고유 워크플로가 내일의 경쟁 필수재로 전락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에반스의 경고는 방어 가능하다고 믿었던 자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Cursor 같은 사례도 위치 점유의 예시일 뿐, 그 자리가 영구적이라는 증거는 아니다. 프레임을 결론이 아니라 질문지로 쓰는 편이 안전하다. 즉 '나는 흐름 위에 있는가, 그리고 그 자리는 정말 베끼기 어려운가'를 반복해서 되묻는 도구로 삼는 것이다.

출처: a16z, "The New Rule for Picking AI Winners"(2026-05-29) · a16z, "The Economics of AI Usage and What's Next For SaaS"(베네딕트 에반스,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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