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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가 만든 생의학 만능 에이전트 Biomni: 전문가와 맞먹는 정확도로 연구 과제를 스스로 수행한다

AASAP
2026-07-11 · 6분 읽기

Biomni는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의 케신 황(Kexin Huang)과 유레 레스코베치(Jure Leskovec) 연구진이 제넨텍, 아크 인스티튜트, 프린스턴대, UCSF 등과 함께 개발해 2026년 7월 10일 국제 학술지 Science에 발표한 범용 생의학 AI 에이전트다. Biomni는 특정 과제에 특화된 기존 생의학 모델과 달리, 유전학과 약리학, 희귀질환 진단 등 광범위한 연구 과제를 고정된 워크플로 없이 스스로 분해해 도구를 조합하며 실행한다. 데이터베이스 질의응답 벤치마크에서 74.4%로 인간 전문가(74.7%)와 사실상 같은 정확도를 냈고, 서열 추론(SeqQA)에서는 81.9%로 인간(78.8%)을 앞섰다. ASAP은 Science 논문 원문을 근거로 이 시스템이 무엇을 바꾸는지와 함께 숫자의 한계를 짚는다.

두 개의 층으로 이뤄진 시스템: 환경과 에이전트

Biomni의 핵심은 생의학의 '행동 공간'을 통째로 담은 환경과 그 위에서 판단하는 에이전트의 분리에 있다. 연구진은 먼저 행동 발굴 에이전트를 만들어 25개 생의학 분야에 걸친 수만 편의 논문에서 필수 도구와 데이터베이스, 실험 프로토콜을 캐냈다. 그 결과물이 Biomni-E1이라는 환경으로, 여기에는 150개의 전문 생의학 도구와 105개의 소프트웨어 패키지, 59개의 데이터베이스가 통합됐다. 발굴된 도구는 인간 전문가가 직접 검증했다고 논문은 밝혔다.

그 위에서 작동하는 것이 에이전트 층인 Biomni-A1이다. Biomni-A1은 대규모언어모델의 추론과 검색 기반 계획, 코드 실행을 결합해, 사용자의 질문이 들어오면 가장 관련 있는 도구와 데이터, 소프트웨어를 검색으로 찾고 상세한 실행 계획을 세워 워크플로를 스스로 구성한다. 미리 정해둔 함수 호출 순서나 고정 템플릿에 의존하지 않고 과제에 맞춰 행동을 동적으로 짜낸다는 점이 기존 방식과 갈라지는 지점이다.

벤치마크가 보여준 성적: 어디서 전문가를 따라잡았나

Biomni의 성능은 과제 유형에 따라 뚜렷한 편차를 보였다. 일반 생의학 지식과 추론을 다루는 세 가지 객관식 벤치마크에서, LAB-Bench의 데이터베이스 질의응답(DbQA) 과제는 Biomni가 74.4%를 기록해 인간 전문가의 74.7%와 사실상 동일했고, 코드 실행 에이전트(ReAct+Code)의 40.8%를 크게 앞섰다. DNA와 단백질 서열을 추론하는 SeqQA에서는 81.9%로 인간의 78.8%를 넘어섰다.

반면 가장 어려운 벤치마크인 인류 최후의 시험(Humanity's Last Exam)의 생의학 문항에서는 Biomni가 17.3%에 그쳤다. 다만 도구 없는 기본 LLM의 6.0%, 코드 에이전트의 12.8%, 문헌 에이전트의 12.2%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는 가장 높은 점수였다. 여덟 개의 현실적 연구 과제, 곧 GWAS 인과 유전자 탐지와 약 2만 개 유전자를 대상으로 한 교란 실험 설계, 희귀질환 진단, 약물 재창출 등에서는 Biomni가 도구를 쓰지 않은 기본 LLM(Claude Sonnet 3.7) 대비 평균 402.3%의 상대 성능 향상을 보였고, 코드 에이전트 대비 43.0%, 자사의 축소 변형인 Biomni-ReAct 대비 20.4% 앞섰다.

실험실 벤치마크: 클로닝 과제에서 숙련 연구원과 겨루다

Biomni의 능력을 가장 실전에 가깝게 검증한 것은 유전자 클로닝 실험 설계 과제였다. 연구진은 유전자 편집 전문가 그룹과 함께 개방형 클로닝 벤치마크와 전문가 사용자 연구를 설계하고, 같은 과제를 네 주체에 던졌다. 기본 LLM(Claude 3.7)과 Biomni, 클로닝 경험이 있는 스탠퍼드 생물학 석사 수준의 인간 훈련생, 그리고 클로닝 경력 5년 이상의 스탠퍼드 유전학 박사후연구원이었다.

블라인드 방식으로 결과를 평가한 전문가 심사에서 Biomni는 정확성과 완결성 모두에서 숙련된 인간 전문가에 필적하는 프로토콜과 설계를 내놨고, 종종 비슷한 수준의 세부 사항을 제시하며 같은 엣지 케이스까지 예상했다. 반면 인간 훈련생의 제출물은 전문가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논문은 Biomni가 인간 전문가에 준하는 정확도를 내면서도 훨씬 짧은 시간에 과제를 처리했다고 정리했다.

기존 생의학 AI와 무엇이 다른가: 특화 모델에서 만능 협업자로

Biomni가 갖는 의미는 생의학 AI의 설계 철학이 특화에서 범용으로 이동한 데 있다. 지금까지 생의학 분야의 대표적 AI는 단백질 구조 예측이나 유전자 발현 예측처럼 하나의 잘 정의된 과제를 깊게 파는 단일 목적 모델이 주류였다. 각 모델은 특정 문제에서는 강력하지만, 연구자가 실제로 수행하는 다단계 워크플로, 곧 문헌을 읽고 데이터를 내려받아 분석 도구를 고르고 결과를 해석하는 전 과정을 하나로 잇지는 못했다.

Biomni는 이 조각난 워크플로를 하나의 에이전트가 관통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접근 자체가 다르다. 인간 과학자가 지식을 검색하는 단계와 새 통찰을 만들어내는 단계를 오가는 방식을 모방해, 도구 호출과 추론을 교대로 반복하며 과제를 밀고 나간다. 연구진이 이를 '만능 협업자' 또는 '공동 과학자(co-scientist)'로 규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정 답을 내놓는 예측기가 아니라, 연구의 흐름 전체를 대행하는 실행 주체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이는 AI를 개별 계산 도구가 아니라 연구 파이프라인의 운영자로 올려놓으려는 시도로 읽을 수 있다.

숫자를 어떻게 읽을까: 인상적인 대목과 신중해야 할 대목

Biomni의 성적표는 인상적인 지점과 경계해야 할 지점을 함께 담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질의에서 전문가와 동률(74.4% 대 74.7%)을 이루고 서열 추론에서 인간을 앞선(81.9% 대 78.8%) 결과는, 잘 정의되고 데이터베이스 조회로 풀리는 과제에서 에이전트가 이미 전문가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클로닝 실험 설계에서 숙련 박사후연구원과 겨룬 대목은 이 능력이 순수한 지식 문답을 넘어 실험 절차 설계에까지 미친다는 신호다.

다만 몇몇 수치는 맥락을 함께 읽어야 오해를 피할 수 있다. 여덟 과제에서 나온 402.3%라는 상대 성능 향상은 극적으로 보이지만, 이는 비교 기준인 도구 없는 기본 LLM의 절대 성능이 매우 낮았다는 사실의 반영이기도 하다. 상대 향상률은 출발점이 낮을수록 커지므로, 향상폭 자체보다 도달한 절대 수준을 함께 봐야 한다. 인류 최후의 시험에서 17.3%에 그친 점은, Biomni가 모든 과제에서 전문가급인 것이 아니라 과제 성격에 따라 성능 편차가 크다는 점을 정직하게 드러낸다. 데이터 조회로 풀리는 문제에서는 강하지만, 깊은 추론이 요구되는 최난도 문제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한국 바이오·의료 연구 현장에 주는 함의

이 연구가 국내 연구 현장에 던지는 실무적 함의는 데이터 분석 병목을 여는 열쇠로서의 가능성이다. 한국의 바이오·제약·병원 연구에서 GWAS 분석이나 약물 재창출, 희귀질환 진단 같은 과제는 전문 인력과 도구 접근성에 크게 좌우되는데, Biomni처럼 도구와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한 개방형 에이전트 환경은 이 진입 장벽을 낮출 잠재력이 있다. 특히 전문 분석 인력이 부족한 중소 연구기관이나 임상 현장에서,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워크플로를 대행하는 협업자의 가치는 작지 않다.

그러나 국내 도입을 논할 때는 검증과 규제라는 관문을 함께 봐야 한다. 생의학 연구의 결과는 환자 진단과 치료로 이어질 수 있어, 에이전트의 산출물을 어느 단계까지 신뢰하고 어디서 인간 전문가의 검증을 의무화할지에 대한 실무 기준이 필요하다. Biomni가 제시하는 것은 완성된 자동 연구자가 아니라, 인간 전문가와 함께 작동할 때 힘을 내는 도구라는 점을 전제로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하다.

한계와 열린 질문

Biomni의 한계는 연구진 스스로가 가장 분명하게 인정했다. 논문은 "Biomni가 모든 과제 범주에서 전문가 수준의 성능을 달성하지는 못했다"고 명시했으며, 아직 어떤 시스템도 인간 생의학 전문성의 전 범위를 담아내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도구의 정확성 검증이 인간 전문가의 손을 거쳤다는 사실은, 이 환경의 신뢰성이 여전히 인간의 감수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는 질문은 세 가지다. 첫째, 데이터 조회형 과제에서 전문가와 동률을 이룬 능력이 깊은 가설 수립과 창의적 실험 설계 같은 고차원 과제로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가. 둘째, 에이전트가 스스로 도구를 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각과 재현성 문제를 연구 현장이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셋째, 벤치마크와 통제된 사용자 연구에서 보인 성적이 실제 임상·신약 개발의 규제 환경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가. 연구진은 파운데이션 모델이 발전하고 에이전트 환경이 확장되며 전문가들이 실제로 Biomni를 활용할수록 성능이 계속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ASAP은 생의학 에이전트의 다음 진전을 1차 논문으로 계속 검증한다.


출처: Kexin Huang et al., "Autonomous biomedical research with an artificial intelligence agent," Science (2026-07-10), DOI 10.1126/science.adz4351 · Biomni 프로젝트 논문 PDF (Stan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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