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이 프롬프트 하나로 클로드에게 단백질 결합체 설계를 통째로 맡겼다: 표적 15개 중 14개에서 결합체 354개가 나왔다
앤스로픽은 2026년 8월 18일 공개한 기술 보고서에서 사람이 설계 결정에 개입하지 않은 채 클로드가 24~48시간 캠페인으로 표적 16개의 단백질 결합체를 설계했고, 측정이 가능한 표적 15개 중 14개에서 설계 1,320개 가운데 354개가 결합했다고 밝혔다. 전체 적중률은 27%이고, 각 캠페인이 표적별로 1위에 올린 설계만 따로 보면 49%가 결합했다. E3 리가아제 구성 단위 RBX1에서는 참가 설계 245개 중 9개가 결합했던 공개 경진대회와 달리 클로드의 설계 90개 중 28개가 결합했고, 가장 강하게 붙은 설계의 해리상수는 3.9나노몰라로 같은 플레이트에서 다시 합성해 측정한 대회 우승작의 45나노몰라를 앞섰다. ASAP은 이 보고서의 실험 설계와 수치를 정리한 뒤, 이 결과에서 정작 눈여겨볼 지점이 적중률이 아니라 프롬프트 16,000단어의 3분의 2가 과학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라는 점까지 짚는다.
사람이 한 일은 표적 이름을 알려 주고 계산 예산을 채워 준 것까지였다
앤스로픽 연구진이 캠페인에 개입한 지점은 표적 16개를 이름과 유니프롯 등록번호, 생물종, 올리고머 상태만으로 지정하고, 클라우드 GPU 계정에 캠페인당 5만 달러 또는 1만 달러 예산을 채워 준 뒤, 돌아온 설계를 합성 주문에 그대로 넘긴 세 곳이다. 표적의 어느 부위를 모델링할지, 어느 표면에 붙일지, 어떤 도구를 어떤 비율로 쓸지, 어떤 설계를 최종 30개에 올릴지는 모두 클로드가 정했다.
캠페인은 두 가지 형식으로 돌았다. 다중 표적 캠페인은 48시간 동안 표적 14개를 한꺼번에 다뤘고, 클로드 오퍼스 4.8과 미토스 프리뷰가 각각 한 번씩 수행했다. 단일 표적 캠페인은 24시간짜리로, 미토스 프리뷰가 표적 16개 전부를, 오퍼스 4.8이 TNFα와 잠재형 GDF-8, 성숙형 GDF-8을 맡았다. 오퍼스 4.8은 추론 강도 최대 설정에서, 미토스 프리뷰는 높음 설정에서 돌았다.
설계 도구는 미리 깔려 있지 않았다. 프롬프트는 각 도구를 공개 저장소에서 직접 컨테이너 이미지로 빌드하고 첫 한 시간 안에 동작을 검증하라고 지시했다. 캠페인이 끝나면 표적당 순위가 매겨진 설계 30개가 반환됐고, 애답티브 바이오와 트위스트 바이오사이언스 두 곳이 이를 수정 없이 합성해 결합을 측정했다. 주문은 서열을 섞고 모델·캠페인·순위 표시를 지운 상태로 들어갔다.
측정이 무의미해진 표적도 하나 있다. 성숙형 GDF-8 이량체는 분석 조건에서 응집을 일으켜 두 기관 모두에서 해석 가능한 값을 내지 못했고, 이 표적의 설계 120개는 전체 분석에서 제외됐다. 남은 것이 표적 15개와 설계 1,320개다.
프롬프트 16,000단어 가운데 3분의 2는 과학이 아니라 운영 지침이었다
클로드가 받은 프로토콜 프롬프트는 약 16,000단어이고, 이 중 3분의 2는 단백질 과학이 아니라 고정된 GPU 예산을 벽시계 시간에 맞춰 배분하는 법, 두 층으로 이루어진 하위 에이전트 팀에 일을 넘기고 감독하는 법, 보고하기 전에 결과를 검증하는 법, 그리고 언제 보고할지를 다룬다. 앤스로픽은 이 부분을 시험 캠페인으로 반복해 다듬은 뒤 본 실험 전에 동결했다고 적었다.
이 구성이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실무적인 정보다. 나머지 3분의 1인 과학 지식은 논문과 문서에 이미 공개돼 있고, 24시간에서 48시간을 혼자 버티는 에이전트를 만든 것은 예산 소진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고, 작업을 쪼개 하위 에이전트에 맡기고, 보고 전에 자기 결과를 검증하는 운영 규칙 쪽이었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캠페인 중 사람이 보낸 메시지는 인프라 문제로 세션이 죽었을 때 재개를 요청한 짧고 비기술적인 지시뿐이었고, 나머지 인프라 사고는 클로드가 스스로 감지해 우회했다.
프롬프트가 도구를 지정하는 방식도 한 걸음 물러서 있다. 프로토콜은 라이선스와 설치 가능성을 미리 확인한 도구를 범주별로 나열하고, 지정된 구조 생성 방법 일곱 가지가 표적마다 최소 50개씩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는 조건만 걸었다. 그 안에서 무엇을 얼마나 쓸지는 표적별로 클로드가 골랐다. 최종 주문된 설계의 출처를 보면 PXDesign이 358개, RFdiffusion3가 267개, Genie 3가 185개, FreeBindCraft가 135개를 만들었다.
RBX1에서 공개 경진대회는 245개 중 9개, 클로드는 90개 중 28개가 결합했다
RBX1을 대상으로 한 공개 설계 경진대회에서는 신규 설계 245개 중 9개가 결합했지만, 클로드가 세 캠페인에서 내놓은 설계 90개 중에는 28개가 결합했다. 가장 강한 설계의 해리상수는 3.9나노몰라였고, 대회 우승작을 같은 플레이트에서 다시 합성해 측정한 값은 45나노몰라였다.
표적별 성적은 폭이 컸다. 미토스 프리뷰의 다중 표적 캠페인 기준으로 TREM2는 설계 90개 중 72개, VEGF-A는 90개 중 54개, IL-7Rα는 90개 중 49개가 결합했다. 반대쪽 끝에는 BBF-14가 90개 중 3개, 15-PGDH가 30개 중 1개, MBP가 90개 중 0개로 놓인다.
형식에 따른 차이도 기록됐다. 표적을 한꺼번에 다룬 48시간 캠페인에서 미토스 프리뷰의 적중률은 26.7%, 오퍼스 4.8은 22.6%였다. 표적을 하나씩 24시간 동안 다룬 캠페인에서 미토스 프리뷰의 적중률은 35.1%로 올라갔는데, 이 형식이 표적당 약 2.8배의 계산 예산을 쓴다는 점이 함께 적혀 있다.
앞선 공개 경쟁이 있었던 표적은 여섯 개다. TREM2, RBX1, 잠재형 GDF-8, 니파 바이러스 G 단백질, EGFR, 15-PGDH가 여기 해당하고, 클로드의 설계는 이 중 네 개에서 해당 분야의 결합률을 앞섰다. TREM2에서는 클로드가 90개 중 72개, 해커톤 참가작이 94개 중 36개였다. 다만 대회 주최 측의 집계 방식대로 애답티브 바이오의 측정만 세면 클로드의 TREM2 결합체 수는 72개가 아니라 65개가 된다.
종간 반응성은 프롬프트의 부차 목표였는데도 숫자가 나왔다. 표적의 생쥐 상동체에 대해 시험한 결합체 233개 중 130개가 생쥐 단백질에도 붙었다. TREM2에서는 결합체 69개 중 68개가, VEGF-A에서는 53개 중 32개가 그랬다.
실패한 표적 세 개가 성공한 표적보다 많은 것을 알려 준다
클로드가 결합체를 하나도 만들지 못한 표적은 대장균의 말토스 결합 단백질 MBP 하나이고, 세 캠페인이 내놓은 설계 90개가 모두 실패했다. 같은 플레이트에서 대조군으로 돌린 기존 MBP 결합체는 정상적으로 붙었으므로, 실패의 원인은 측정이 아니라 설계 쪽에 있다.
두 번째 난관은 BBF-14다. 자연에 존재하지 않고 그 자체가 신규 설계로 만들어진 110잔기 베타 배럴 단백질이며, 클로드는 여기서 설계 90개 중 3개만 결합시켰다. 15-PGDH도 설계 30개 중 1개에 그쳤다.
이 세 표적이 중요한 이유는 실패 자체가 아니라 실패를 미리 알 수 없었다는 데 있다. 앤스로픽은 캠페인 종료 후 주문된 설계 전부를 공개 예측기 열 종으로 다시 채점했는데, MBP와 BBF-14, 15-PGDH를 겨냥한 설계들의 점수는 결합체가 쏟아진 VEGF-A나 니파 G를 겨냥한 설계들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공동접힘 점수는 순위 안에서는 결합 여부를 잘 가려냈지만, 표적 사이에서 실패할 캠페인을 가려내지는 못했다.
실무 관점에서 이 관측은 비용 구조를 바꾼다. 캠페인 결과가 좋은지 나쁜지를 계산만으로 판별할 수 없다면, 자율 캠페인의 비용은 GPU 예산이 아니라 합성과 측정 비용까지 포함한 값으로 잡아야 한다. 표적을 한 번에 여럿 돌린 형식이 실용적으로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패할 표적을 미리 골라내지 못한다면, 여러 표적에 예산을 분산하는 쪽이 한 표적에 몰아넣는 쪽보다 전체 손실이 작다.
적중률 27%를 그대로 인용하면 안 되는 이유가 보고서 안에 있다
앤스로픽이 비교 기준으로 제시한 값은 오늘날 단백질 설계 캠페인에서 흔한 적중률 10~15%이고, 이번 캠페인의 27%는 그 상단의 약 두 배다. 이 비교가 성립하려면 몇 가지 단서를 함께 읽어야 하며, 보고서는 그 단서를 스스로 적어 두었다.
첫째는 세는 방법이다. 354개라는 숫자는 서열 단위이고, 한 골격에서 나온 서열 변이들은 서로 독립이 아니다. 생성된 골격 809개마다 최고 순위 서열 하나씩만 세면 결합한 것은 200개이고 비율은 24.7%가 된다.
둘째는 반복 횟수다. 모델과 형식과 표적의 조합마다 캠페인은 한 번씩만 돌았다. 같은 표적에 같은 조건으로 다시 돌리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미토스 프리뷰 26.7% 대 오퍼스 4.8 22.6%라는 차이를 모델 간 성능 차이로 읽을 근거는 이 실험에 없다. 앤스로픽 자신도 이 보고서가 모델이 아니라 캠페인을 서술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셋째는 표적 선택이다. 시험한 표적 대부분은 문헌에 광범위하게 기록된 단백질이다. 구조와 결합 부위 정보가 풍부한 표적에서 나온 적중률을 문헌이 얇은 신규 표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이 데이터가 뒷받침하지 않는 주장이 된다.
넷째는 측정값의 성격이다. 다가 분석물을 쓰는 올리고머 표적 다섯 개, 즉 TNFα와 VEGF-A, 니파 G, 잠재형 GDF-8, 15-PGDH의 해리상수는 겉보기 값이며 354개 중 100개가 여기서 나왔다. 이 표적들의 친화도 수치는 단분자 결합 상수와 같은 축에 놓고 비교하기 어렵다.
병목이 모델에서 사람의 시간으로 옮겨 갔다는 신호다
클로드가 이번 캠페인에서 사용한 설계·구조예측 모델은 전부 오픈소스이고, 사전 설치된 도구는 하나도 없었다. 앤스로픽이 결론에서 강조한 문장도 성능이 아니라 접근성 쪽이다. 같은 프로토콜 하나가 표적 16개 전부를 처리했으므로, 관심 표적은 있지만 계산 단백질 설계 전문성이 없는 실험실도 이런 캠페인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을 붙이면 이 주장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다중 표적 캠페인은 48시간에 클라우드 GPU 5만 달러, 단일 표적 캠페인은 24시간에 1만 달러였다. 표적 14개를 한 번에 다룬 캠페인이라면 표적당 계산 비용은 4천 달러 아래로 떨어진다. 사람 전문가가 표적 하나의 설계 캠페인을 조율하는 데 며칠에서 몇 주를 쓴다는 점과 나란히 놓으면, 이 금액은 인건비를 계산 비용으로 치환한 값에 가깝다.
여기서 바뀌는 것은 필요한 역량의 종류다. 도구를 설치하고 에피토프를 고르고 필터 기준을 정하는 일이 프롬프트로 옮겨 갔다면, 남는 사람 몫은 표적 선정과 측정 해석, 그리고 합성 예산 배분이다.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관점에서 이 구분은 실용적이다. 계산 단백질 설계팀을 새로 꾸리는 대신, 표적 가설의 질과 위탁 연구기관 측정 파이프라인을 먼저 갖추는 쪽이 이 보고서가 그리는 그림에 맞는다.
동시에 이 접근성은 대칭적이지 않다. 프롬프트를 쓰는 데 필요한 전문성은 사라지지 않고 프롬프트 안으로 들어갔을 뿐이며, 그 16,000단어를 작성하고 시험 캠페인으로 다듬은 것은 앤스로픽이다. 프롬프트가 공개됐으므로 재현의 문턱은 낮지만, 새 표적군이나 새 설계 목표에 맞게 프로토콜을 고쳐 쓰는 일은 다시 전문가의 몫으로 남는다.
결합체는 약이 아니고, 보고서는 그 사실을 한계 항목 첫 줄에 적었다
앤스로픽이 이번 연구의 첫 번째 한계로 적은 문장은 증거가 결합이지 구조나 기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설계 가운데 활성을 시험한 것도, 구조를 실험적으로 규명한 것도 없다. 보고서에 실린 모든 결합 구조는 예측이며, 올리고머 표적 다섯 개의 친화도는 겉보기 값이다.
공개 범위는 넓다. 앤스로픽은 프롬프트와 킥오프 메시지, 문서 코퍼스, 설계 1,440개의 계산 모델과 순위 및 출처 기록, 신뢰 가능한 측정을 얻은 설계 1,320개에 대한 두 위탁 연구기관의 원시 데이터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 데이터는 CC BY 4.0, 스크립트는 MIT 라이선스다. 이 공개 덕분에 이번 보고서의 모든 결합 통계는 제3자가 다시 계산할 수 있다.
열린 질문은 세 갈래로 남는다. 하나는 문헌이 얇은 신규 표적에서도 같은 적중률이 나오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결합이 기능으로 이어지는지, 즉 이 결합체들이 표적의 활성을 실제로 막거나 바꾸는지다. 마지막은 반복 실행이다. 같은 표적에 같은 프로토콜을 여러 번 돌렸을 때 편차가 얼마나 큰지가 확인되기 전까지, 캠페인 한 번의 적중률은 기대값이 아니라 관측값 하나로 다뤄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보고서가 기록한 것은 분명하다. 표적 이름만 받은 에이전트가 도구를 직접 설치하고, 결합 부위를 고르고, 후보를 걸러 순위를 매겨 넘긴 설계 1,320개 가운데 354개가 실제로 붙었다. 사람이 며칠에서 몇 주를 쓰던 작업 흐름 전체가 프롬프트 한 편과 이틀치 GPU 예산으로 대체된 사례이며, 이 형식이 통했다는 사실 자체가 다음 단계의 질문을 규정한다.
출처: 앤스로픽 기술 보고서 Autonomous de novo protein binder design with Claude(아미르 샤네사자데, 2026년 8월 18일)와 앤스로픽 공식 리서치 글 기반 ASAP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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