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로보틱스 2 공개: 구글 딥마인드가 전구를 푸는 데는 92%, 끼우는 데는 36%를 기록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2026년 7월 30일 휴머노이드의 전신 제어를 목표로 한 제미나이 로보틱스 2(Gemini Robotics 2)를 공개하고, 세 개 모델로 구성된 계열과 함께 과제별 성공률을 수치로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다지(多指) 손 조작 항목으로, 전구를 푸는 과제는 92%인 반면 같은 전구를 끼우는 과제는 36%에 그친다. ASAP은 구글 딥마인드 공식 발표를 1차 출처로 이 계열이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게 됐고 어떤 동작에서 여전히 막혀 있는지 정리한다.
발끝부터 손끝까지를 하나의 모델이 맡는다는 선언
구글 딥마인드가 제미나이 로보틱스 2의 핵심으로 내세운 것은 "발부터 손끝까지"를 아우르는 전신 제어이며, 이는 상반신 탁상 작업 중심이던 제미나이 로보틱스 1.5와 구분되는 지점이다. 걷기와 웅크리기, 팔 뻗기, 물체 조작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목표로 제시됐고, 수 분에 걸쳐 수백 번의 판단이 필요한 긴 작업 시퀀스 수행도 함께 언급됐다.
계열은 세 모델로 나뉜다. 행동을 직접 출력하는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인 제미나이 로보틱스 2, 상위 판단을 맡는 임바디드 리즈닝 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 ER 2, 그리고 로봇 장치에서 자체 구동하는 제미나이 로보틱스 온디바이스 2다. ER 2는 사용자 지시를 해석하고 방을 관찰해 필요한 단계를 추론한 뒤 VLA와 조율하며 진행 상황을 추적하는 역할로 설명된다. 온디바이스 2는 네트워크 지연이나 인터넷 연결 없이 로컬에서 돌아간다.
지원 플랫폼으로는 앱트로닉 아폴로 2, 프랑카 듀오, 덱스메이트, SO101, 트로슨이 명시됐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애자일 로보츠 시스템도 언급됐다. 온디바이스 2는 제미나이 로보틱스 1.5의 모션 트랜스퍼 기법을 이어받아 형태와 센서, 자유도가 크게 다른 로봇에도 200개 미만의 예시와 수 시간의 적응 시간으로 이식된다.
성공률 표가 드러내는 동작의 비대칭
제미나이 로보틱스 2가 공개한 성공률에서 가장 정보량이 큰 대목은 동일한 물체를 다루는 두 동작 사이의 격차다. 아폴로에 샤파웨이브 핸드를 장착한 다지 조작에서 전구 풀기는 92%, 전구 끼우기는 36%로 56%포인트 차이가 난다. 쓰레기봉투 묶기 44%, 지퍼백 40%, 쓰레받기 32%도 같은 구간에 모여 있다.
이 비대칭은 로봇 조작에서 오래 알려진 문제를 숫자로 확인해 준다. 푸는 동작은 물체를 놓칠 때까지 회전만 반복하면 되며 오차가 누적되지 않는다. 반면 끼우는 동작은 나사산의 위치를 맞추는 정렬 단계가 선행돼야 하고, 접촉 이후에는 힘 제어가 필요하며, 어느 한 단계에서 어긋나면 전체 시도가 실패한다. 92%와 36%는 성능의 차이가 아니라 과제 구조의 차이를 반영한 숫자다.
그리퍼 조작 표가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프랑카 듀오에서 정밀 삽입 과제는 89.6%로 일반 집기 74.2%나 도구 키팅 78.9%보다 오히려 높다. 삽입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다섯 손가락으로 물체를 쥔 상태에서 정렬과 힘 제어를 동시에 하는 조합이 어렵다는 뜻이다. 구글 딥마인드도 발표에서 전신 및 그리퍼 과제는 중간에서 높은 수준의 성공률에 도달했으나 다지 조작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명시했다.
45.7%라는 숫자가 휴머노이드에 대해 말하는 것
전신 조작 항목에서 아폴로의 성공률은 물체 위치에 따라 선반 76.3%, 테이블 68.4%, 바닥 45.7%로 갈린다. 세 수치의 순서는 로봇이 자세를 얼마나 크게 바꿔야 하는지와 정확히 반대로 정렬된다. 선반은 서 있는 자세에서 팔만 뻗으면 되고, 테이블은 약간의 상체 굽힘이 필요하며, 바닥은 웅크리기나 무릎 굽힘을 동반한 자세 전환을 요구한다.
바로 이 지점이 휴머노이드 형태를 채택하는 이유이자 비용이다. 바퀴형 로봇 팔이라면 바닥의 물체는 애초에 작업 범위 밖이므로 45.7%라는 항목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휴머노이드는 그 항목을 만들어냈고, 대신 자세 전환 중 균형 유지라는 새로운 실패 모드를 떠안았다. 45.7%는 이 거래가 아직 절반쯤 성사됐다는 뜻이며, 전신 제어를 "해결"이 아니라 "진입"으로 읽어야 하는 근거다.
동시에 이 표를 실용성 판단에 곧바로 대입하기는 어렵다. 발표는 각 수치가 몇 회 시도를 기준으로 산출됐는지, 과제의 성공 판정 조건이 무엇인지를 밝히지 않는다. 시도 횟수가 공개되지 않은 성공률은 신뢰 구간을 계산할 수 없으므로, 68.4%와 76.3% 사이의 8점 안팎 차이를 유의미한 차이로 다루는 해석은 근거가 부족하다. 반면 92%와 36%처럼 크게 벌어진 값들은 시도 횟수와 무관하게 방향이 유지된다.
ER 2가 영상을 계속 보고 있다는 변화
제미나이 로보틱스 ER 2는 정지 화면이 아닌 연속 영상 피드 위에서 동작하며, 작업 진행률을 0~20%부터 80~100%까지 다섯 단계로 분류하는 과제에서 57.4% 정확도를 기록했다. 결정적 순간을 찾아내는 모먼트 파인딩 과제에서는 91.3% 정확도에 평균 절대 오차 0.96초를 보였다. 도구 오케스트레이션에서는 세 가지 제어 모드 전반에서 ER 1.6을 일관되게 앞선다고 발표됐다.
이 두 숫자의 조합은 서로 다른 것을 말한다. 91.3%와 0.96초는 "무슨 일이 언제 일어났는가"를 사후에 짚어내는 능력이 실용 수준에 근접했음을 뜻한다. 반면 57.4%는 "지금 얼마나 진행됐는가"를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능력이 다섯 개 구간 중 절반 남짓만 맞힌다는 뜻이다. 무작위 추측이 20%인 5지 선다 과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명확한 개선이지만, 이 값에 기대어 자율적으로 재시도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을 설계하기에는 이르다.
구조적으로 더 중요한 변화는 ER 2가 제미나이 라이브 API의 양방향 스트리밍 엔드포인트에 연결됐다는 점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를 통해 로봇이 동작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있게 됐고, 멈춰 서서 생각하는 정지 구간이 사라졌다고 설명한다. 로봇 데모의 체감 품질을 좌우하는 것이 개별 동작의 정교함보다 동작 사이의 끊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변경은 성공률 표에 잡히지 않으면서도 실사용 인상을 크게 바꾸는 항목이다.
안전을 벤치마크로 만든 ASIMOV-Agentic
구글 딥마인드는 이번 공개와 함께 ASIMOV-Agentic 벤치마크를 도입했고, 이 벤치마크는 임바디드 리즈닝 에이전트가 VLA로부터 온 안전하지 않은 도구 호출을 거부하는 능력을 측정한다. 과제가 수행 가능한지 예측하고 불확실할 때 선제적으로 사람의 개입을 요청하는 능력도 함께 평가 대상이다. ER 2는 안전 지시 준수와 인체 근접 벤치마크에서 ER 1.6과 다른 프런티어 모델들을 앞섰다고 발표됐으며, 사람이 가까이 있을 때 휴머노이드를 정지시키는 동작이 사례로 제시됐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벤치마크의 설계 방향이다. ASIMOV-Agentic이 측정하는 것은 "로봇이 안전하게 움직이는가"가 아니라 "상위 모델이 하위 모델의 위험한 요청을 거절하는가"다. 즉 안전 문제를 물리 제어 계층이 아니라 모델 간 위계 문제로 다시 정의한 셈이다. VLA가 행동을 만들고 ER이 그것을 검토하는 이중 구조를 채택한 이상, 실제 사고 지점은 개별 동작보다 두 모델 사이의 인터페이스에 생긴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이번 발표에는 ASIMOV-Agentic의 구체적 점수가 제시되지 않았다. 조작 과제 성공률은 소수점까지 공개하면서 새로 도입한 안전 벤치마크는 상대 비교 서술로만 처리한 비대칭은 짚어둘 만하다. 안전 주장이 검증 가능해지려면 다른 항목과 같은 형식의 수치와 평가 조건이 필요하다.
지금 쓸 수 있는 것과 쓸 수 없는 것
제미나이 로보틱스 계열에서 지금 일반 개발자가 접근할 수 있는 것은 ER 2 하나이며, 제미나이 API와 구글 AI 스튜디오를 통해 공개됐고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플랫폼에서는 비공개 프리뷰 상태다. 실제 행동을 출력하는 VLA 모델과 온디바이스 2는 얼리 액세스 파트너에게만 제공되며, 그 외에는 트러스티드 테스터 프로그램 신청을 통해야 한다.
이 배포 구조는 이번 공개의 성격을 규정한다. 판단하는 모델은 열고 움직이는 모델은 닫는 방식이므로, 외부에서 68.4%나 92% 같은 수치를 독립적으로 재현할 방법이 당분간 없다. 로봇 벤치마크는 하드웨어와 환경 설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영역이라 제3자 검증의 가치가 특히 큰데, 그 경로가 막혀 있는 상태다. 발표된 수치는 현재로서는 구글 딥마인드의 자체 보고로 취급해야 한다.
국내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200개 미만 예시로 새 로봇 형태에 적응한다는 모션 트랜스퍼 주장이 국내 제조 현장의 비표준 장비에서도 성립하는지다. 다른 하나는 ER 2가 API로 열려 있다는 점을 활용해 자체 하드웨어에 상위 판단 계층만 얹는 구성이 가능한지다. VLA 접근권 없이도 ER 2의 영상 이해와 오케스트레이션만 쓰는 조합은 이번 공개에서 유일하게 즉시 시도 가능한 경로다.
출처: 구글 딥마인드 공식 발표 Gemini Robotics 2와 Gemini Robotics ER 2(2026년 7월 30일) 기반 ASAP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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