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탄소배출 25% 증가: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2030 탄소 네거티브 약속과 충돌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 7월 9일 공개한 연례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최근 회계연도(FY25) 탄소배출량이 2000만 톤 CO2 환산으로 전년 1600만 톤 대비 25% 늘었다고 밝혔다. 증가의 주된 원인은 AI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돌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그리고 앞서 예고했던 일부 재생에너지 크레딧(REC) 구매 중단이다.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 전력 소비 100%를 청정에너지로 매칭했고 사상 처음으로 사용한 물보다 많은 1400만 세제곱미터 이상을 보충했지만, 배출 총량은 오히려 늘어 2030년까지 배출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제거하겠다는 탄소 네거티브 목표와 정면으로 부딪쳤다. ASAP은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보고서 1차 발표를 근거로 숫자의 의미와 한계를 함께 짚는다.
2000만 톤으로 뛴 배출량, 무엇이 밀어올렸나
마이크로소프트의 FY25 배출량은 2000만 톤 CO2 환산으로 전년 1600만 톤에서 25% 증가했다. 브래드 스미스 부회장 겸 사장과 멜라니 나카가와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가 함께 서명한 보고서는 증가의 두 축으로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과 일부 재생에너지 크레딧 구매의 중단을 꼽았다. 특히 전력 사용에서 발생하는 스코프 2 배출이 전체의 13%로, 전년의 2% 남짓에서 크게 뛰었다. 이는 재생에너지 크레딧 구매를 멈추자 그동안 장부상 상쇄되던 전력 배출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난 결과다.
두 경영진은 보고서에서 "AI 인프라가 에너지와 물, 토지, 자재 수요를 끌어올리는데 지속가능성 해법은 그 수요를 따라잡을 만큼 빠르게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텍사스 서부에서 셰브론과 천연가스 화력발전소 계약을 맺어 신규 데이터센터 단지에 전력을 대기로 하는 등, AI 시대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화석연료 전력까지 끌어오는 선택을 함께 감수하고 있다.
100% 청정전력인데 배출은 늘었다는 역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여겨볼 지점은 청정전력 100% 매칭과 배출 25% 증가가 한 해에 동시에 성립했다는 사실이다. 두 숫자가 모순처럼 보이는 이유는 '매칭'이라는 회계 방식에 있다. 연간 매칭은 1년 동안 쓴 전력량만큼의 청정에너지를 어딘가에서 구매하거나 크레딧으로 상쇄하면 100%로 계산한다. 그러나 데이터센터가 실제로 전기를 끌어 쓰는 그 시각, 그 지역의 전력망이 석탄이나 가스로 돌아가고 있다면 물리적 배출은 그대로 발생한다. 장부상 100%와 실제 배출 증가가 나란히 존재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스코프 2가 2%에서 13%로 뛴 대목이 이 역설을 정직하게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재생에너지 크레딧 구매를 줄이자, 그동안 크레딧으로 가려져 있던 전력 배출의 민낯이 통계에 다시 잡힌 것이다. 바꿔 말하면 배출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상쇄 회계로 덮여 있던 부분이 드러났을 가능성이 크다. 청정전력 매칭 100%라는 헤드라인 숫자만 보면 진전처럼 읽히지만, 그 아래에서 실제 배출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매칭 방식이 아니라 시간 단위로 전력원을 따지는 24/7 무탄소전력(CFE) 기준으로 봐야 제대로 보인다.
진짜 무게는 데이터센터를 짓는 과정에 있다
배출 총량의 가장 큰 몫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태우는 연료(스코프 1)나 전력(스코프 2)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에서 나오는 스코프 3다. 보고서는 스코프 3가 전체 배출에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명시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배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진단과 겹쳐 읽으면, 배출의 핵심은 서버를 돌리는 전기보다 데이터센터라는 건물 자체를 짓는 과정, 즉 철강과 콘크리트,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를 만들고 실어 나르는 단계에 있다는 뜻이 된다.
| 지표 | FY25 실측 | 의미 |
|---|---|---|
| 총 배출 | 2000만 톤 (전년 1600만 톤) |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25% 증가 견인 |
| 스코프 2 | 전체의 13% (전년 약 2%) | 재생에너지 크레딧 구매 중단이 드러냄 |
| 스코프 3 | 전체 최대 비중 | 건설·자재·공급망이 진짜 덩치 |
| 청정전력 매칭 | 연간 100% | 시간 단위 실배출과는 별개 지표 |
이 구조는 AI 붐의 탄소 비용이 전기요금 고지서보다 훨씬 앞단, 곧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자재와 건설 단계에서 이미 발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추론 한 번, 학습 한 번의 전력 소비만 따지는 논의로는 AI의 실제 탄소 발자국을 절반밖에 못 보는 셈이다.
한국 데이터센터와 RE100 기업에 주는 함의
한국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삼성, SK 같은 기업이 AI 데이터센터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국면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숫자는 남의 일이 아니다. 국내 RE100 참여 기업과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 이번 사례가 던지는 메시지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연간 재생에너지 매칭만으로는 실제 배출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배출 관리의 승부처가 전력 조달이 아니라 건설과 공급망 단계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전력망이 지역별로 편중돼 있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아, 데이터센터가 몰리는 수도권에서 시간 단위 무탄소전력을 확보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조차 크레딧 구매를 멈추자 스코프 2가 여섯 배 넘게 뛰었다는 사실은, 크레딧 상쇄에 의존하는 국내 기업의 탄소 회계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역으로 비춘다. AI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국내 실무자라면, 전력 계약의 재생에너지 비율뿐 아니라 건설 자재의 내재 탄소(embodied carbon)와 시간 단위 전력원까지 함께 따지는 관점이 필요하다.
2030 탄소 네거티브는 지킬 수 있나: 한계와 열린 질문
마이크로소프트는 2020년에 2030년까지 배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하겠다고 약속했고, 이제 남은 시간은 4년이다. 배출이 목표 연도를 향해 줄기는커녕 한 해 만에 25% 늘어난 상황에서, 이 약속의 실현 가능성에는 정직한 물음표가 붙는다. 보고서는 물 보충을 사상 처음 달성하고 서버 부품 재사용률을 2년 연속 92%로 유지하는 등 순환경제 지표에서 진전을 보였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총배출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열린 질문은 세 가지다. 첫째, AI 수요가 계속 커지는 한 데이터센터 건설에서 나오는 스코프 3 배출을 어떻게 4년 안에 뒤집을 것인가. 둘째, 화석연료 발전 계약을 늘리면서 시간 단위 무탄소전력 목표를 실제로 지킬 수 있는가. 셋째, 남은 격차를 결국 탄소 제거(카본 리무벌) 크레딧 구매로 메울 텐데, 그 제거가 실제로 대기에서 탄소를 없애는 검증된 것인지다. 이번 보고서는 AI 시대의 지속가능성이 선언이 아니라 회계 방식과 물리적 전력원, 건설 공급망을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ASAP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음 진전을 실측 숫자로 계속 검증한다.
출처: Microsoft On the Issues, "Responsibly building the AI future" (2026년 7월 9일, 브래드 스미스·멜라니 나카가와) · Fortune (2026-07-09) · GeekWire (202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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