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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페이지 10%에서 AI가 쓴 흔적이 나왔다: 퓨리서치가 49만 건을 훑은 결과

2026-08-23 · 6분 읽기

퓨리서치센터가 2026년 8월 20일 공개한 분석에서 2026년 7월 무작위 표본 웹페이지 1만 건 가운데 약 10%가 AI 작성의 뚜렷한 흔적을 보였고, 챗GPT 공개(2022년 11월) 이후 발행된 페이지만 추리면 그 비율이 3분의 1을 넘었다. 조사는 Common Crawl 웹 아카이브에서 2021년 1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영어 웹페이지 약 49만 건의 본문을 모아 Open Pangram이라는 머신러닝 탐지 모델로 판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com 도메인의 AI 흔적 비율은 2021년 1월 1.09%에서 2026년 1월 9.35%로 다섯 해 만에 여덟 배 넘게 올랐다. ASAP은 퓨리서치센터 데이터랩 보고서를 1차 출처로 정리한다.

.com 9.35% 대 .gov 0.76%, 도메인이 갈라놓은 열두 배

퓨리서치센터가 2026년 1월 기준으로 집계한 도메인별 수치는 격차가 뚜렷하다. .com은 9.35%, .org는 4.59%, .edu는 1.03%, .gov는 0.76%였다. 상업 도메인과 정부 도메인 사이가 열두 배가 넘고, 교육 도메인과 비교해도 아홉 배 수준이다.

이 격차는 탐지 모델의 성능 차이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모델이 같은 방식으로 네 종류의 도메인을 모두 판정했기 때문이다. 남는 설명은 발행 동기다. 페이지를 많이, 빨리, 싸게 찍어내는 것 자체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영역이 .com이고, 발행 건수가 성과 지표가 아닌 영역이 .gov와 .edu다.

곡선이 꺾인 지점은 2023년이었다

.com 도메인의 여섯 개 시점 수치는 완만한 상승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서 꺾인 곡선을 그린다. 2021년 1월 1.09%, 2022년 1월 1.08%로 두 해 동안 사실상 제자리였다가, 2023년 1월 1.63%, 2024년 1월 3.76%, 2025년 1월 5.48%, 2026년 1월 9.35%로 올라갔다.

2022년 1월과 2023년 1월 사이에 놓인 사건이 2022년 11월 챗GPT 공개다. 챗GPT 이전 두 해가 1% 언저리에서 평평했다는 사실은 이 조사에서 오히려 중요한 대목이다. 탐지 모델이 원래부터 사람 글의 1% 남짓을 AI로 오판하는 바닥값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고, 이후의 상승분은 그 바닥값 위에 쌓인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생긴다.

줄표와 옥스퍼드 콤마, 탐지가 붙잡은 문체의 지문

퓨리서치센터는 판정 결과와 별개로 웹 텍스트의 문체 지표가 어떻게 변했는지도 집계했다. 2023년 1월과 2026년 1월을 비교하면 줄표(em dash) 사용 빈도가 두 배가 됐고, 옥스퍼드 콤마는 63% 늘었으며, AI가 즐겨 쓰는 어휘군은 두 배 넘게, "A가 아니라 B다" 식의 부정 병렬 구문은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 지표를 판정 근거로 삼지 않았고, 오히려 단서를 달았다. 줄표나 옥스퍼드 콤마 자체가 AI의 증거는 아니며 사람도 그런 문장 부호를 쓴다는 것이다. 문체 지표는 판정의 근거가 아니라 대규모 표본에서 관찰된 흐름으로 제시됐다.

10%와 3분의 1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이 조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될 숫자는 10%지만, 실제로 무게가 실린 숫자는 3분의 1이다. 두 숫자의 차이는 분모에 있다. 10%는 2026년 7월 무작위 표본 1만 건 전체를 분모로 삼은 값이고, 웹에는 챗GPT가 존재하지도 않던 시절에 만들어져 지금도 살아 있는 페이지가 대량으로 남아 있다. 보고서 자신이 지적하듯 그 표본의 상당수는 애초에 AI가 썼을 수 없는 문서다.

그래서 "인터넷의 10%가 AI 글"이라는 요약은 지금 웹에 무엇이 올라오고 있는지를 오히려 흐린다. 발행 시점을 챗GPT 이후로 맞추면 3분의 1을 넘는다는 쪽이 현재의 생산 현장을 가리키는 숫자다. 재고와 신규 유입을 구분하지 않으면 숫자는 언제나 낙관 쪽으로 기운다. 반대로 신중하게 읽어야 할 대목도 분명하다. 탐지 모델이 사람 글을 AI로 잘못 분류하기도 하고 그 반대도 일어난다고 보고서가 명시했으므로, 개별 페이지에 대한 판정으로 이 결과를 쓰는 것은 원래 용도가 아니다. 이 수치는 문서 한 건의 유무죄가 아니라 웹 전체의 기울기를 재는 도구다.

지표가 알려지는 순간 지표는 망가지기 시작한다

줄표가 두 배가 됐다는 관찰에는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성질이 들어 있다. 어떤 문체 특징이 AI의 표지로 널리 알려지면, AI로 글을 만드는 쪽은 그 특징을 지우고 사람이 쓴 글은 오히려 그 특징을 피하게 된다. 측정 대상이 측정 사실을 알고 반응하는 구조이고, 이런 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판별력을 잃는다.

이 현상은 이미 실무에서 관찰된다. AI 티가 난다는 이유로 특정 문장 부호와 특정 접속 표현을 금지하는 편집 규칙이 여러 조직에서 자리를 잡는 중이고, 그 규칙을 지킨 AI 생성 글은 탐지 지표에서 사람 글에 가까워진다. 결과적으로 남는 것은 두 방향의 압력이다. 탐지는 표면적인 문체에서 더 깊은 구조로 옮겨가야 하고, 문체 규범은 AI 회피를 이유로 획일화된다. 퓨리서치센터의 이번 수치가 3년 뒤에도 같은 방식으로 재현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답변 엔진이 인용하는 문서가 AI가 쓴 문서일 때

이 조사가 검색과 답변 엔진에 던지는 문제는 비율 자체가 아니라 순환이다. 웹 신규 발행분의 3분의 1이 AI 흔적을 보이는 상황에서, 답변 엔진은 그 웹을 근거로 답을 만들고 인용을 붙인다. 인용된 페이지가 다시 AI로 작성된 페이지일 확률이 함께 올라간다는 뜻이다.

여기서 갈라지는 판단이 있다. AI가 썼다는 사실 자체는 품질의 반대말이 아니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대량 생산분이 검증된 소량과 같은 표면을 갖는다는 점이다. .gov 0.76%와 .com 9.35%의 격차가 시사하는 바도 그것이다. 1차 자료를 생산하는 쪽과 그것을 재가공해 유통하는 쪽이 도메인 수준에서 갈라져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 이 데이터가 주는 실질적 지침은 단순하다. AI 사용 여부를 숨기는 방향이 아니라, 재가공으로는 만들 수 없는 요소를 문서에 남기는 방향이다. 1차 출처 확인, 직접 측정한 값, 검증 과정, 반대 근거 같은 것들은 대량 생산 경로에서 가장 먼저 빠지는 부분이고, 그래서 구분점이 된다.

한국어 웹은 이 표본에 들어 있지 않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번 분석 대상을 영어 웹페이지 약 49만 건으로 한정했다고 명시했고, 한국어 웹은 표본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어 웹의 AI 작성 비율은 이 조사로 알 수 없고, 영어 수치를 그대로 옮겨 적는 것도 근거가 없다.

다만 방향을 추정할 근거는 있다. 이 조사에서 상승을 이끈 것은 .com이었고, 한국어 웹은 상업 목적 콘텐츠의 비중이 크며 검색 유입을 노린 대량 발행 관행이 오래 자리 잡은 시장이다. 반면 탐지 모델 쪽 사정은 반대다. Open Pangram을 포함한 탐지 모델의 학습 데이터는 영어에 크게 치우쳐 있고, 한국어에 같은 방법을 적용하면 판정 신뢰도가 어느 정도인지부터 따로 검증해야 한다. 한국어 웹에서 같은 조사를 하려면 수치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탐지 모델부터 다시 세우는 작업이 앞선다.

이 조사가 답하지 못하는 것

퓨리서치센터가 보고서에 직접 적어 둔 한계는 세 가지이며, Open Pangram의 오분류 가능성이 그 첫 번째다. 탐지 모델은 완벽하지 않아 사람이 쓴 문서를 AI로, AI가 쓴 문서를 사람 것으로 잘못 분류하는 경우가 있다. 줄표나 옥스퍼드 콤마 같은 표지는 그 자체로 AI의 증거가 아니다. 그리고 분석 대상은 영어 페이지에 한정된다.

여기에 더해 이 조사가 설계상 다루지 않는 질문이 남는다. AI 흔적이 있는 페이지가 사람이 실제로 읽는 페이지인지, 검색 결과 상위에 오르는 페이지인지는 Common Crawl 표본만으로는 알 수 없다. 크롤링된 페이지 집합과 사람이 도달하는 페이지 집합은 같지 않고, 대량 생산 페이지일수록 존재는 하되 도달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웹에 무엇이 쌓이고 있는지와 사람이 무엇을 읽고 있는지는 다른 질문이며, 이번 보고서가 답한 것은 앞쪽이다.

출처: Pew Research Center Data Labs, 'How much of the internet is written with AI?'(2026년 8월 20일) 기반 ASAP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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